사람은 누구나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말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사람은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고, 고맙다고 해서 모두 편하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가난한 사람이 대학의 등록금을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때 고맙지만, 정말 고맙지만 그런 만남이 대단히 불편하기도 하며, 특히 금전을 차용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돈이 급해서 이곳저곳을 부탁을 했는데, 빌려준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뛸 듯이 기쁩니다. 하지만 돈을 빌리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든지 빨리 벗어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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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우는 불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의 불륜을 아내가 용서하고, 예전과 다름없이 대해 줄 때, 그리고 이와 반대로 아내의 불륜에 대하여 남편이 불문에 붙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갈 때 배우자는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한 경우가 있습니다. 타인의 아이를 잉태한 채로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출산한 경우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남편이 자신의 아이라고 예뻐하는 모습을 볼 때 그 아내는 고마움보다는 괴롭고 삶의 의욕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아들 하나만 나면 단산을 하는 현실에서 그 아이가 집안의 대를 이를 것이라면 분명히 시부모님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 할 것이 뻔한데, 그런 모습을 매일같이 지켜본다는 것은 아무리 못된 인간이라고 견디기 힘든 형벌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못된 사람이라도 양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괴로움은 누구에게도, 설령 친정 엄마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아내는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즉 고문을 받으며 누구나 처음에는 부인하지만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이르면 하지 않은 것도 했다고 허위자백을 하듯이 자포자기에 이르게 되어 세상을 막 살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 가장 많이 보이는 증상이 음주, 우울증, 조울증, 그리고 불륜입니다. 아무리 죄를 지었지만 사람이므로 편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라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