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위기, 공허함◎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몇 번의 심리적 위기를 맞게 된다. 특히 중년기에 만나는 위기는 한 개인의 삶을 생산적이나 자기탐닉적이 되느냐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므로, 이 시기를 건강하게 보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인생의 위기를 우발적 위기와 단계적 위기로 나누어 보고 있다. 우발적 위기는 갑자기 당한 불행이나 사고로 인한 주변인의 죽음 등으로 좌절하는 것이며, 단계적 위기는 청소년기, 결혼기, 중년기, 노년기 등 각 발달 단계마다 겪게 되는 심리적 위기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에 중년기는 자아성숙의 가능성과 자아퇴보의 가능성이 다같이 열려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마흔 아홉의 김모 주부는 요즘 괜한 짜증으로 식구들에게 화를 내곤 한다. 왠지 달력을 쳐다보면, 그 동안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허무해지고, 또 앞으로 무엇 때문에 살 것인지를 생각하다 보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곤 한다. 또 나이가 들어간다는 자각 때문에 하루하루가 우울하기만 하다.

심리학자들은 김씨의 경우와 같이 중년기가 되면 시간의 개념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즉 70새까지 산다면 39세의 경우 21년밖에 인생이 남지 않았다고 자각되면서 꿈을 이루지 못한 것 때문에 실망과 좌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가 못 해본 것을 남은 인생 동안 해보겠노라고 발버둥쳐 이상 행동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한신대학 심리학과 정태기 교수는 "일반적으로 중년기는 여성은 35세 이후, 남성은  40세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시기의 심리적 특성은 인생에 새로운 눈을 뜨며 내가 누구인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살아왔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또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이 시기에 삶의 보람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쉽게 탈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목회자들은 실존적 공허를 채울 수 있는 영적인 치유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1. 궁극적인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하나님과 나의 올바른 수직적인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얻어지는 기쁨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2. 세상 안에서도 의미를 느끼는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사랑의 의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가족간의 사랑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가족과의 관계, 감정 처리 등이 잘 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라도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