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트레스와 뇌의 관계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를 다양하게 내릴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학적으로 좀 더 구체화시킨 정의인 ‘신체적 혹은 심리적 평형상태에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자극’이라는 것에 준해서 이 주제를 풀어가고자 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여기에서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하겠다.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와 뇌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외부 자극이 주어지고 그것이 위험이나 부담으로 감지되면 거기에 일차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그것을 처리하는 기관이 바로 뇌인 것이다. 스트레스를 단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스트레스는 뇌를 통해서 인체 내에 물리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실체임을 알 필요가 있다.

2.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별다른 걱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피서를 떠나고 있는 중이라고 상상해 보라. 이처럼 평온한 상태라면 우리 뇌의 청반핵(locus ceruleus)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의 활동이 크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신체도 두드러진 반응 없이 평온하고 이완된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된다. 하지만, 평온한 상태에서 갑자기 차로 뛰어든 아이 때문에 급정거를 해야만 했다면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는 크게 2가지의 경로를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첫째는, 스트레스를 감지한 청반핵의 신경세포들이 노아드레날린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즉,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게 되고 이것에 의해 부신 수질에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방출하게 만든다. 이 두 가지 물질은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서 각 장기와 기관들을 비상 사태에 대비하도록 만든다.

- 근육의 긴장도 증가, 근육으로의 혈액량 증가

- 혈압과 심박동수의 증가, 호흡수의 증가

- 신진대사의 증가

- 장 운동의 감소

- 동공의 확대

이 모든 반응은 응급 상황에서 인체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 것이지만, 스트레스가 만성화 되면, 결국 뒷목이나 어깨 결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함, 체중 감소, 소화불량이나 변비, 시력 감퇴와 같은 스트레스성 증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뇌에서 감지된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코티졸은 간에서 포도당을 분비시키고, 조직에서 혈액으로 지방 성분을 분비시키고, 단백질의 흡수를 억제하게 된다. 이는 에너지원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혈당을 높이고, 고지혈증을 유발하고, 근육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마치 인체의 터보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한다. 터보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가 필요할 때 마다 시의 적절하게 그것을 이용한다면 모를까, 장기간 계속해서 돌리게 된다면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인체에 정상 범위를 넘어선 과부하를 초래하게 되고 그것이 곧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문제로 연결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3.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성인병

위와 같은 신체의 반응들을 바로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정신을 놓아버리지 않고 몸도 쓰러지지 않은 채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우리 신체의 비상 가동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주변의 환경적 자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문명화 되기 이전의 인간들이 거친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수시로 덤벼드는 맹수들과 싸우며 생존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대응 시스템이 인체 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냥을 통해 먹이를 얻고 싸움을 통해 영토를 지키는 데 있어서도 스트레스 반응이 큰 몫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정글이나 야생에서 겪는 긴박한 위험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면서, 인류는 야생의 삶에 걸 맞는 신체적 기능들을 하나 둘 씩 잃어 가고 있다. 행여 남아있는 기능들마저도 이전에 비해 형편없이 약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류의 생활방식은 전반적으로 육체 노동으로부터 정신적 노동으로 많이 이행되었다. 결과적으로 몸이 편해지면서 신체적 기능은 약해졌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훨씬 증가했다고 볼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급성의 스트레스보다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졌다는 것이 건강과 관련해서 하나의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결국 인간의 몸과 마음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성인병들이 더 많아지게 된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4. 스트레스의 증상들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일으키는 증상들은 너무 다양해서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대표적인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3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신체적 증상

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의 긴장과 통증(특히 목, 어깨, 허리), 심계향진, 흉통, 소화불량과 복통, 전율, 사지 이상감각, 안면홍조, 발한, 면역력 저하 등

2) 심리적 증상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 우유부단, 무기력감과 만성 피로, 유머감각 소실, 불안, 불면, 신경과민, 우울감, 감정조절의 어려움, 인내심 저하 등

3) 행동 증상

서성거림, 안절부절함, 습관적 행동(손톱 깨물기, 발 떨기), 과식, 과음, 흡연량 증가, 공격적인 행동 등

스트레스성 증상을 가진 이들의 상당수가 처음에는 단순한 신체 질환으로만 인식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불필요한 검사와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한 치료 후에도 특별한 차도를 못 느낀다면 신경정신과적인 상담을 한번 받아보는 것이 좋다.

5.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들

오래 지속되고 감당하기에 벅찬 스트레스는 분명 병의 원인이 되는데, 한 연구에서는 모든 병의 70%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다는 보고를 하였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과 건강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여러 질환들 중에서 스트레스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심혈관 질환으로 생각되는데, 통계에 의하면 심장 질환의 경우 75%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당뇨병, 고혈압, 천식, 소화성 궤양, 과민성 대장 증후군, 비만,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공포증, 신경성피부염, 암 등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6. 결론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스트레스의 악영향을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올바른 대책을 세우는 것조차 잊어 버리고 살만큼 바쁘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다. 많은 사회적/경제적 성취를 이루고도 정작 건강이 뒷받침 되지 못해서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낀다면, 제발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투자하라. 안 그러면 건강은 그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 곁을 떠나기 마련이다.

 출처:집에서 부부상담은 결혼공부방 & www.weddingstudy.co.kr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