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을 도덕적인 잣대로 가늠하는 시대가 아니고 각 개인의 양심 문제라는 것을 아직도 많은 남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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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봅니다.

“일찍 들어오면 피곤하다고 자고, 늦는 날은 매번 술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는 저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주말엔 피곤하다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습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옆에 오는 것도 싫어합니다. 피곤하니까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그러다가도 전화만 오면 언제 피곤했더냐 하고 부리나케 나갔다가 술에 취해 들어옵니다. 섹스요? 별을 봐야 달을 따지요. 선생님이 여자라면 이런 남편하고 살겠습니까? 머리가 흔들립니다. 정말 남편이 싫습니다. 더군다나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그것도 애교라는 것인지 애정표정인지는 몰라도 삼겹살과 술 냄새가 진동하는 입으로 강제로 덮쳐오면 정말 토하고 싶습니다.”

라고, 화장 고운 여자가 말한다면 남편, 당신은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아마 이렇게 답변하실 것입니다.

“아직도 그렇게 정신 나간 남자가 있습니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여자 바람나기 딱 좋네요. 아니 남편이 바람피우라고 종용하고 있네요.”

그렇지 않아도 위의 여성은 외간 남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는 내가 예쁘다고 합니다. 그것이 빈말인 것 뻔히 알면서도 그런 말을 들을 땐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남편은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라고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이렇게 답을 합니다.

“물론 그래요. 그래서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지 라고 결심해도, 전화가 기다려지고 전화가 올 시간이 지났다 싶으면 조바심에 전화하게 되고, 약속 장소에 먼저 나가 기다립니다. 나도 나를 말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종합하면 이렇게 됩니다.

- 내가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애인.

이때 남편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가 왜 밖에서 고생하는데. 누굴 위해서 돈을 버는데. 라고.

이 말에 대하여 아내들은 이렇게 항변합니다.

“그것은 생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나도 가정에는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남편이 돈을 번다면 나는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는 것으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는 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아내인 동시에 여자인데, 남편은 남편인 동시에 남자가 되어 주질 않습니다. 내겐 항상 남편의 모습만 보여 주고, 남자의 모습은 밖에 여자들에게만 보여 줍니다. 바꾸어 말해서 남편이 내게 남편인 동시에 남자로 다가선다면 굳이 내가 밖에서 남자를 만날 이유가 없습니다.

시대가 남녀평등의 시대인 것이 분명하다면 이유 있는 항변이며, 어쩌면 아내의 불륜은 남편들이 밖에서는 남녀평등, 집에서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이중적 가치관에 대한 모순 때문이라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