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흔히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 건강한 결혼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혼부부들은 신혼기에 다양한 발달과업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는 남편과 부인이 한 팀이 되는 `우리'라는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각자 20여년 동안 자기들이 태어난 가족 환경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한 가족이라는 일체감을 느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결혼과 동시에 자기가 태어난 원가족을 능가하는 배우자와의 일체감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경우에, 신혼부부는 원가족에 대한 충성심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편 혹은 부인에 대한 충성심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부모의 발달과업에는 성장한 자녀들이 집을 떠나서 성공적으로 자기들의 가족을 구성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포함된다. 결혼한 자녀에게 일차적 가족은 그들의 배우자이며, 배우자와 건강한 결혼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원가족에서 부모와 좋은 관계를 지속시키게 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건강한 가족관계라면 부모는 자녀가 부모와 배우자를 경쟁시키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때가 되어 원가족을 떠나서 그들만의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독립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 결혼한 자녀가 여전히 부모에게 종속되기를 원하는 것은 자녀의 결혼관계에서 불화의 원인이 되며 파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또한 결혼한 부부는 자기의 일차적 가족이 배우자와 자기들의 자녀들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부부의 일체감을 저해하는 원가족으로부터의 무리한 요구는 거를 수 있어야 한다. 부모와 성장한 자녀 세대간에 명확한 경계가 발전될 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관계가 가능해진다.(02)597-5135.윤경자/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이사·동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