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면이 맘에 들었어요. 내가 우유부단하니까 단호하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면 삶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근데 선생님, 신혼 때는 일하다가도 집으로 가고 싶다는데 전 퇴근 뒤에 밖에서 맴돌아요. 여자가 좀 사랑스럽고 귀여워야지, 똑똑해서 좋긴 한데 어느 땐 정말 질려요.” 결혼 3개월 된 서아무개씨의 하소연이다.

또 한 사례는 남편 김아무개씨의 마음을 돌려볼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아내의 전화 상담이었다. “우리는 캠퍼스 커플이었고 혼전에 임신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지금 와서 하는 말인데 좋아하긴 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었대요. 임신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했다는 거예요. 이제는 더 이상 숨막혀서 살 수가 없대요.”

`결혼의 동기'는 앞으로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예측해 주는 좋은 지표다. 서씨는 결혼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이상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이 못 갖춘 면을 아내를 통해 채우려 했지만 바로 아내의 그러한 면이 결혼의 환상을 깨는 현실로 다가왔다. 혼전임신 때문에 생긴 죄책감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결혼을 감행한 김씨의 경우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결혼을 도피처나 수단으로 삼아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 결혼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자신의 목표를 추구해 나가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구나 다 근사하고 올바른 배우자를 찾기를 원한다. 그것이 행복과 직결되기 때문이지만 올바른 한쪽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 한쪽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배우자만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결혼에 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02)597-5135. 김양호/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