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족의 문제해결 과정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막내 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어머니가 근심하고, 그러면 형제들이 나서서 막내를 훈계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 속에서 형제들은 분노와 원망, 회피하고 싶은 부담감을 쌓아가고 있었으며, 막내 동생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나 능력의 부족을 느끼며 자신감 및 문제 해결의 기회를 잃어가고 있었다. 사실 이 가족에서 표면적으로 나타난 문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막내 동생의 행동이지만,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찾지 못하면서 점점 더 저하되는 막내 동생의 자신감, 자녀를 훌륭히 키우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부모 역할에서 무력한 어머니, 동생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됨으로써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형제들이 연쇄적으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들에겐 그동안 가족 내에서 이 문제를 처리했던 해결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막내 아들과 좀더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 어머니, 막내 동생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함으로써 신뢰감을 회복하려는 형제들, 자신의 행동에 능동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자신감을 찾으려는 막내 아들의 노력으로 이어지는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연쇄 과정 형성이 필요하다.

가족원이 나타내는 문제 행동은 그 개인만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가족관계나 그 보다 더 넓은 맥락 속에서 이해될 때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02)597-5135.전길양/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