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다양한 가족

→가족은 외부환경에 적응하면서 가족성원의 상호작용이 지속되는 역동적인 체계

 ‘사람들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지는 실체’

→사회발전에 따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가족에 기대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가족의 형태도 정형화되어 온 전통적인 모습에서 점차 여러 형태로 다양화됨.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에서 벗어난 가족은 다양한 가족, 대안적 가족, 비정형 가족 등으로  표현

 다양화되고 있는 가족형태를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자녀출산을 꺼리면서 나타나는 무자녀가족이나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가족, 그리고 혼전 성관계나 이혼 등으로 인한 한부모 가족이 포함될 수 있으며, 가족구성원에 따른 특성에 따라서는 입양가족이나 재혼가족이, 그리고 문화적 측면에서는 국제결혼 등에 따른 다문화가족이나 외국인근로자가족, 탈북가족을 들 수 있다.

 또한 혈연이나 입양에 의하지 않고 기능적 측면에서 가족을 형성하는 공동체가족, 동성애가족, 미혼독신가족 등도 새롭게 대두되는 미래의 다양한 가족형태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 한국 가족 내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이나 사회적 욕구를 존중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자녀양육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맞벌이가족이나 주말부부가족, 일명 기러기가족이라 불리는 가족 등 그 기능과 형태 면에서 빠르고 다양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가족 출현은 정형적인 핵가족 이데올로기 뒤에 숨겨져 있는 성규범적이고, 남성 가장이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공존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한 사회 또는 한 시대가 한 유형의 개인으로만 특징지어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유형의 가족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정의 주요한 사회지표가 가족복지정책의 대상으로서 이들을 포용하는가의 여부이다. 다양한 유형의 가족을 가족복지정책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한 사회에 융통성 있게 흡수하기 위해 각 유형의 가족을 개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에 본 장에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재혼가족, 다문화가족과 공동체가족을 소개하고 이해해 보고자 한다.

1. 재혼가족

 재혼가족에 대한 관심은 초혼의 핵가족과 비교하여 나타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아직도 재혼가족을 불완전한 가족으로 인식하게 하고 재혼가족이 이 사회에 건강한 뿌리를 내리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 재혼가족이 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혼가족에 대해 문제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재혼도 사회적으로 확립된 규범적인 생활양식의 하나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즉, 재혼가족이 초혼가족과 다르게 기능하는 독특한 관계와 상호작용 패턴 등에 관심을 갖고 점차 재혼가족 내의 다양성과 재혼가족의 적응 및 발달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보려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1)재혼가족의 개념과 현황

 재혼가족에 대한 용어나 개념 정의는 다양하다. 재혼가족은 재결합가족, 이중핵가족, 재구성가족, 혼합가족 등의 용어들로 불려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재혼가족의 하위영역인 계부모가족과 재혼가족을 혼용 혹은 동일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는 의붓가족, 계부모가족이라는 용어가 사용, 이는 아동의 입장에서 생부모가 아닌 부모와 아동으로 이루어진 가족형태를 표현한 것으로, 실제로 재혼의 경우 이혼자의 재혼이 많고 유자녀 이혼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고려할 때 재혼가족의 대부분은 의붓가족으로 명명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재혼가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5년 재혼수는 3만 9,838건으로 당해연도 총 혼인의 10% 정도였으나, 2001년에는 5만 2,543건으로 16.4%, 2003년에는 5만 5,791건으로 18.3%으로 이혼율의 증가에 따라 재혼율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 재혼가족 유형

 재혼가족은 여러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재혼유형은 대표적으로 성별과 초혼․재혼을 조합하여 남녀재혼 유형을 구별하는 인구조사 방식이다. 이 유형에서는 재혼남과 재혼녀, 남재여초, 남초여재의 유형으로 구분한다. ]

 우리나라의 경우 남재여초의 재혼이 가장 많았던 과거와 달리(1990년 3.6%, 2002년 3.8%), 점차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가 늘고 있으며(1990년 4.7%, 2002년 11.6%), 특히 재혼인 여성과 초혼인 남성의 결합도 증가하고 있어(1990년 2.3%, 2002년 5.6%로 두 배이상 증가) 재혼의 유형에도 인구학적인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 재혼가정의 특성

 재혼가족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 재혼가족은 초혼가족과 다른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구조적 특성으로서 재혼가족의 구조는 복잡하고 그 경계는 모호하고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재혼가족의 역할 정의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둘째, 역동적 특성으로서 재혼가족은 개인과 결혼, 가족생활주기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가족원이 동시에 서로 다른 발달단계에 직면할 수 있으며 두 가족의 문화를 합쳐야 하는 특성을 지닌다. 또한 재혼가족 구성원은 서로 분리된 충성심을 느낄 경우 법적 지위와 현실의 괴리 속에 생활할 수 있다.

 셋째, 발달적 특성으로서 재혼가족은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재혼가족은 많은 상실에 적응하여야 하며, 복잡한 가족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특성을 가진다.

 재혼가족은 재혼가족 형성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가족원들이 서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 이유는 재혼을 통해 새로이 형성된 형제관계, 친인척관계에 적응하고 이 관계들을 재혼 전의 가족체계 속 관계망들과 함께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혼과정에 따라 단계별 어려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단계	1순위	2순위	3순위
재혼결심	*재혼가족에   대한 긍정적       사회인식 미비	*재혼가족임을 사람들이     아는 것	*경제적 문제  *가족 내에서 자신의 책임    과 역할에 관한 것
재혼준비	*경제적 문제	*재혼가족임을 사람들이     아는 것  *배우자와의 재혼생활에    대한 확신 여부  *친자녀의 적응문제	*재혼가족임을 사람들이    아는 것
재혼초기 (5년)	*경제적 문제  *친자녀의     성씨문제	*재혼가족임을 사람들이    아는 것	*친자녀의 적응문제
재혼중기 (5년이후)	*경제적 문제	*새엄마에 대한 편견  *경제적인 문제  *배우자와의 관계  *처가 및 시댁식구와의     관계	*재혼가족임을 사람들이   아는 것  *처가 및 시댁식구와의    관계

<표13-1> 재혼단계별 어려움의 내용

4) 재혼가족 관련 이슈

(1) 충성심갈등

 충성심 갈등이란 한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으면서 또 다른 사람에게도 애정을 가질 때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으로 흔히 분노심, 배반감, 질투, 죄책감등의 복잡한 정서를 수반한다. 충성심 갈등은 재혼가족에서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적응과 통합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정서로 나타난다.

 전혼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자신의 친자녀와 새 배우자 사이에서 감정의 균열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계자녀와 동거하는 계부모는 자신의 친자녀와 계자녀에 대하여 충성심 갈등을 느낀다. 한편 자녀 입장에서 역시 계부모와의 긍정적인 관계는 곧 현재 동거하지 않는 친부모에 대한 배신으로 생각하여 계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2) 경계 모호성과 역할 혼란

 재혼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가족성원들 간에 서로의 경계가 명료하지 못할 때 관계 형성이나 재혼가족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경계 모호성이란 누가 가족 안에 또는 밖에 있으며, 가족체계 내에서 누가 어떤 역할과 일을 하는가에 대한 가족들의 지각이 불확실한 것을 의미한다.

 재혼가족의 경우 전 배우자와 관련된 가족과 현재의 재혼가족 간에 경계를 명료화 하는 것의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아동이 계부모를 인정하지 않고 누가 진정한 가족인지 갈등하게 되면 이는 가족 내 경계의 모호함과 혼란으로 아동뿐 아니라 재혼부부에게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또한 재혼으로 인해 의붓형제와의 관계에서 출생순위 변화를 경험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존의 역할을 상실하고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를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계와 역할의 혼란은 자녀들과 계부모, 의붓형제들 간의 유대를 방해하기도 하고 때로 가족의 건강한 기능을 저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새로 형성된 재혼가족은 두 배우자가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부 하위체계와 계부모-자녀간의 만족스런 관계, 그리고 자녀가 비양육 친부모와 계속 접촉하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경계설정을 하여야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세대간의 동맹, 삼각관계, 지나치게 밀착되거나 유리된 역기능적 경계의 특징을 가진 가족체계가 될 수 있다.

(3) 자원분배 갈등

 재혼가족은 그 구조의 복잡성 때문에 가족의 시간, 금전, 애정, 그리고 에너지 등의 자원배분이 요구되고 특히 시간과 경제적 자원의 관리는 재혼한 부부와 그들의 전 배우자 간에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아동은 새로운 의붓형제와 역할, 물건, 공간 등을 나누고 자신의 친부모를 낯선 의붓형제와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 상실감과 분노를 느낄 수 있다. 재혼 전이나 재혼 초기에 경제적 자원문제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4)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편견

 현실적으로 재혼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혼과 그로 인한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팽배해 있어 재혼가족의 적응을 어렵게 한다.

 오랫동안 계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의붓자녀에 대해 불쌍히 여기는 편견이 재혼가족의 아동을 불쌍한 아이 혹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아이로 인식시키기도 하고, 계부모의 친인척이나 또래로부터 냉대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신과 자신이 속한 재혼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들어 재혼가족의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