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은 만취해 하는 섹스

이 조사는 또한 우리가 도대체 뭘 하느라 잠을 안 자는지도 보여준다. 가장 쉽게 예상 가능한 요인은 역시 일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사장님!” 하고 인사한 뒤 10시간 뒤에는 “야식으로 양념 치킨 시킬까?”가 이어지지 않던가. 노느라 잠을 안 자기도 한다. “드라마 <주몽> 할 시간이야!” 통근 시간 때문에 못자는 직장인도 있다. “빨리 내일이 와서 경부고속도로 타고 대전에 가야 하는데….”

마지막 항목을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자가 운전을 함으로써 우리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 발생률을 30퍼센트나 증가시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5일 연속 수면 부족에 시달린 뒤 금요일 저녁에 술을 세 잔 마셨다면 푹 쉰 상태에서 여섯 잔을 마신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그런데 도 그 상태에서 집까지 운전을 한다고? 놀랍게도 당신은 이 놀라운 스턴트를 성공시킨 적도 종종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윌리엄 디멘트 박사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말미에 “졸린 현상은 심각한 경고 사인입니다!”라고 부르짖는 이유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수면의학과 책임자인 디멘트 박사는 오싹한 실제 경험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 그는 예전에 수면학회에 참석하고자 공항에서 리무진을 탄 적이 있다. 리무진 운전사는 과체중에, 몸집에 비해 작은 턱을 가리기 위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이 운전사는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후를 보이고 있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최고 3백 회까지 막혀 그 과정 중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디멘트 박사는 곧 그의 위험을 알아차리고 그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차가 컬럼비아 협곡 높이 위치한 도로를 탔을 때 운전사는 졸음에 빠졌고, 차는 순식간에 중앙선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디멘트 박사가 소리쳤다. 운전사는 핸들을 꺾었다. 그 순간 신문사 부고 담당 기자들은 안타깝게도 수면전문의가 졸음운전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이 기막히게 재밌는 기사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디멘트 박사는 지금까지 살아남아 이 세상에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졸음이 온다는 것은 몸이 우리에게 자라고 하는 심각하고 중대한 경고!”라고.

만약 우리가 수면 시간을 일이나 통근 시간, 인터넷 채팅이나 컴퓨터 게임 하는 시간과 맞바꾼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위험을 곱절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운이 좋아야 목숨이나 겨우 건질 만한 실수를 말이다. 내가 너무 당연한 얘기에 힘을 빼고 있다고? 천만에! 졸음운전은 결국 술에 취해 저지르는 무모한 섹스 같은 것이다. 해봐야 신통한 일이라고는 결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불행히도 졸음운전은 자신의 인생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이기도 하다.

당신이 잠든 사이

과 연 잠을 잘 잔다는 건 어떤 것일까? 깨어 있는 시간 내내 당신은 포도당을 연소한다. 포도당은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을 하기 위한 연료이다. 이 불타는 지옥에서 나오는 부산물 중에는 아데노신이라고 불리는 신경 전달 물질이 있는데, 이는 신경 체계의 감각 기관을 연결시켜주고 밤이 되면 전원을 끄는 역할을 한다. 이게 바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잠을 더 잘 자는 이유이다. 그들은 포도당을 더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아데노신의 효과를 증강시키는 것이 또 다른 에너지원이자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다. 이 물질도 역시 잘 시간에는 기능을 멈춘다. 그래서 당신은 하품을 하게 되고, 리모컨 전원 버튼을 누르게 되며, 자기 전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이 일들을 제대로 했다면 잘 준비가 다 되어 있을 것이다.

섹스도 효과가 좋다.

섹스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옥시토신이다.

이 물질은 수면촉진제 중 단연 으뜸이다.

무 의식 세계로 가는 다리는 단계별로 밝혀져 있다. 수면 중 기록되는 전기 자극의 패턴을 분석해보자. 우선 고요하고 졸린 두뇌에서는 알파파가 조용히 진동을 하다가 세타파가 뇌파 기록 장치에 나타나는 순간 감각 기관들은 전원이 꺼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1단계 ‘얕은 잠’이다. 이때 부인이 쓰레기 좀 버려달라고 부탁하면 이 단계에서는 아직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5분 후라면 부인은 희망을 버리는 게 낫다. 감각들이 기능을 멈추었기 때문에 당신의 몸은 젖은 솜처럼 느껴지게 된다. 2단계는 금세 찾아오고, 전자기 활동은 현격하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제 당신은 급격히 3, 4단계의 ‘깊은 잠’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후자는 낮 동안 당신이 노력해온 근육 강화 운동에 대한 보상으로 몸에서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는 단계이다.

다 음으로 이야기할 내용은 바로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이다. 이 단계에서 근육은 완전히 마비되고, 의식은 완전히 깨어난다. 도망을 가야 하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못 뛰는 꿈? 그 상태가 바로 REM 수면 상태이다. 알람시계를 맞춰놓는 것을 잊었다고 해도 걱정 할 것 하나 없다. 수면촉진제인 멜라토닌 공급이 떨어지면 이는 혈류 속에서 급상승한, 부신 피질에서 생기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솔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이 코티솔이 바로 침대를 박차고 나오게 만드는 물질이다.

아침 8시 직원회의 준비 때문에 밤을 꼴딱 새고 말았다. 침실 창문 너머엔 오늘의 태양이 떠오른다. 척추동물의 간뇌間腦(대뇌와 소뇌 사이에 있는 부분. 내장이나 혈관 활동 등을 조절) 등면에 돌출해 있는 내분비선인 송과선松果腺은 멜라토닌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송과선은 드라큘라다. 태양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그 녀석은 멜라토닌 공급을 다시 시작해 당신을 침대로 이끌 어둠을 기다린다.

이것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버전의 밤 동안 생긴 일에 관한 이야기다. 한 단계는 다음 단계로 아름답게 진행되며 모든 과정은 아침 햇살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간다. 한편 나만의 버전도 있다. 이것은 마치 미식축구 선수가 뛰는 모양과 비슷한 방식이다. 자면서 사방팔방을 돌아다닌다는 얘기다. 나는 이 사실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근처의 쉐라톤 호텔 몇 개 층을 차지하고 있는 수면연구실에서 수면다원검사라는 시련을 겪고 나서 알게 됐다. 지난여름 어느 날 나는 저녁 8시 30분에 그곳에 체크인을 했고 앰버라는 귀엽고 호리호리한 수면전문가를 만났다.

그녀 는 나를 칭칭 묶었다. 날 묶은 선들을 모두 열거하자면, 두개골에는 세 개의 두뇌 스캐너, 코 밑에는 호흡기, 흉부와 상반신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선들, 내가 혹시 자다가 아일랜드 지그 춤을 추지 않는지 감시하기 위한 다리 움직임 센서들, 산소 수치를 추적하기 위한 집게손가락 등이다. 전자 장치에 결박당하고 비디오카메라로 프라이버시마저 침해당한 채, 나는 눈을 감았다.

앰 버는 30분간의 활성 REM 수면이 끝난 직후인 새벽 6시 30분에 나를 깨웠다. 비디오테이프에는 내가 밤에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지가 찍혀 있었다. 앰버는 나의 주기적 사지 운동이 수면에 있어 자극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얘기해줬다. 이는 내가 기대하고 있던 자극은 결코 아니었다. 만약 이것을 휴식이라고 부른다면, 내가 아침에 상쾌한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앰버는 내 수면 패턴에 대해 다른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호흡 저하증, 즉 호흡이 잠시 중단되는 증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나처럼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나중에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디멘트 박사의 졸린 운전사 얘기가 생각났다. 설마, 내가 그 남자 같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내 목구멍 근육이 자는 동안 기도를 잠시 막히게 할 만큼만 이완되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저녁과 함께 곁들여 즐기는 와인 한 잔이 이를 촉진시켰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는 비교적 턱은 작고 혀 조직은 풍만하다고 한다. 어쩌면 나는 수면무호흡 나라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기분이 멍해졌다. 검사 때문에 힘든 밤을 지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는 동안 내 몸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에 나는 펜실베이니아 수면센터의 리처드 슈왑 박사를 만나게 됐는데, 그는 이에 대해 내가 신경과민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 아니었다. 내가 인터뷰한 많은 학자들은 만성적인 불면증 환자들이 자신들의 수면 장애에 대해 지나치게 고민하는 경향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미국수면학회APSS 대회의에서 나의 집착증에 대해 유용한 의견을 들었다. 어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이 언급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는 아우슈비츠로 이송돼 네 곳의 수용소를 전전했다. 악몽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일 것이다. 프랭클의 관찰에 따르면

“잠이란 당신의 손 가까이에 내려앉아 당신이 신경만 쓰지 않는다면 계속 그곳에 머무는 비둘기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일단 당신이 그 비둘기를 잡으려고 하면 비둘기는 잽싸게 달아난다.”

지 난 15년간 나는 그 비둘기 새끼를 내 침대 기둥에 붙들어 두려고 안 해본 짓이 없다. 약도 먹여보고, 냄새 구린 약초도 살포해봤으며, 와인 한잔 같이 마시자고 꼬셔보기도 했다. 그러고도 최근 나는 수면전문의들로 이뤄진 군대에 자원입대까지 해 이 비둘기를 제발 내려앉게만 해달라고 빌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이 비둘기가 조바심을 내기 시작하면 이 망할 놈의 새를 조용히 앉아 있게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커플을 위한 취침 자세 가이드

섹스 체위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고민을 해보았을 당신.

이제 섹스 후 그녀와 함께 잘 생각도 좀 해보자.

밤 10시 15분부터 아침 7시까지 어떻게 편안하게 누워서 자느냐에 따라 당신이 깨어 있는 나머지 시간에 당신이 맺는 관계가 결정된다고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척추 연구소의 샌타쉬 토머스 박사는 말한다.

1 Excalibur엑스칼리버 형 바 로 누워 자는 타입과 옆으로 누워서 자는 타입에게 최고의 자세. 추운 겨울밤을 위한 자세. 자는 자세가 많이 다른 두 사람을 위한 절충안으로 이 자세를 시도해보라. “보통 자는 자세가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자게 되면 침대의 양끝에 멀리 떨어져 자기 십상입니다.” 〈잠의 비밀스런 언어The Secret Language of Sleep〉의 저자인 에바니 토머스의 말이다. “다리를 서로 꼬고 있으면 친밀함이 유지됩니다.” 2 Sidesaddle여성용 곁안장 형 엎 드려 자는 타입과 옆으로 누워서 자는 타입을 위한 자세. 당신이 8언더 파를 치는 꿈을 부인 때문에 깨지 않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팔베개를 해 주면 베고 자는 사람을 깨울 뿐만 아니라 아침에 팔이 마비된 채 깨게 됩니다.” 토머스의 조언이다. 엎드려 자는 사람은 밤에 목이 꺾이지 않도록 더 부드러운 베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3 Venn trick벤 다이어그램 형 허 리가 안 좋은 커플을 위한 최고의 자세 잠에서 깰 때 사지가 따끔거린다면 아마 자는 동안 나쁜 자세로 잤기 때문일 것이다. 무릎을 서로 떨어뜨리고 굽힌 채 자면 척추관 협착증이나 관절염 등으로 인한 다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런 사람은 허리의 자연 굴곡을 받쳐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태아의 자세로 자면 디스크에 최소의 압박만을 주게 됩니다.” 토머스의 설명이다. 4 Zipper지퍼 형 옆 으로 코를 골며 자는 타입을 위한 최고의 자세 “같이 자는 상대방이 코를 곤다면, 등을 맞대고 자면 소음을 경감시키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스탠퍼드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인간수면연구센터 담당자인 클리트 쿠쉬다 박사의 말이다. 만약 당신이 잠들 때와 거의 비슷한 피곤을 느끼며 잠이 깬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니 진찰을 받아보라.

불면 지옥에서의 한철

나는 이 모든 고난과 역경을 지난 1990년 미국 시카고 마이클 리스 병원에서 보냈던 축복받은 불면의 밤 탓으로 돌린다. 내 아들 제이크가 태어난 밤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신생아가 태어난 가정에서는 첫 해 부모들의 수면 시간이 4백~7백50시간 줄어든다고 한다. 제이크와 둘째 아들 타일러를 키우며 나는 잠 시간을 적어도 1천 시간 이상 빼앗겼다고 단언한다. 게다가 당신이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신경 써야 할 상사, 대출금, 각종 스포츠 경기 결과 등이 쌓여 있다면 숫자는 그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렸던 대회의에서는 프랭클이 언급한 비둘기를 침대로 꼬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만을 강조했을 뿐이었다. 남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어떤 만성 질환도 원인 중에 불면증이 한몫하지 않는 질병은 없다. 어떤 때에는 아주 큰 몫을 하기도 한다.

지 금 수면과학에서 가장 뜨고 있는 분야는 수면과 체중 증가의 상관관계 연구다. 폭식증 유발 수면제인 ‘앰비엔’ 남용 환자들 얘기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시카고 대학교의 학자들은 수면과 식욕 호르몬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이며 다른 하나는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이다. 이 학자들은 12명의 젊은 남자를 뽑아 이틀 밤 연속으로 수면 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했다. 굶주림 브레이크 선을 끊어놓고 음식 섭취 액셀러레이터에 벽돌을 올려놓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그렐린은 28퍼센트 증가했고 렙틴은 18퍼센트 감소했다.

미국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샌제이 파텔 박사는 컨퍼런스에서 흥미로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에 따르면 하루에 5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많이 자는 사람들보다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그들의 혈관을 흐르는 그렐린 물결을 생각해보라. 또 다른 사람들보다 도넛을 많이 먹어야 하는 그 추가 시간도. 사실상 시카고 대학교의 연구에 참여했던 젊은 남자들 중에 가장 많은 그렐린 및 렙틴 변화 수치를 기록한 남자는 케이크, 캔디, 쿠키, 아이스크림, 패스트리, 칩, 조미 땅콩, 빵, 파스타, 시리얼, 감자가 가장 먹고 싶다고 설문에서 밝혔다. 이 리스트를 읽으면서 만약 당신에게도 군침이 돈다면, 지난밤에 잠을 몇 시간이나 잤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시 카고 대학교의 또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단지 3일간의 뒤척거리느라 자주 깨는 잠 때문에 신체 내 당을 조절하는 능력과 인슐린 민감성이 급감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두 가지 수치 하락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혈당이 급상승하고 이어서 당신의 심장과 안구, 그리고 페니스에 산소가 듬뿍 든 혈액을 운반시키는 모세혈관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킬고어 박사의 최근 연구는 젊은 남자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돌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을 깨어 있도록 고문을 한 다음, 근무일 당일 당신이 직장에서 행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실험해본 것이다. 즉 현명한 선택하기, 새로운 기술 배우기,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지나간 실패 극복하기 등. 수면 부족은 이 모든 것을 파괴했다. 자, 이제 직장에서 당신의 가장 큰 두려움은 꼴 보기 싫은 상사와 당신의 라이벌이 충분히 자는 것이 돼야 한다. 이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는 당신이 그들보다 더 잘 자는 수밖에 없다.

지 난 2년간 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트라조돈이라는 항우울성 수면제에 의존하며 어둔 밤을 지냈다. 다행히 날 잠 못 이루게 만들던 악마 같은 상사가 회사에서 쫓겨났고 내 삶은 즉시 호전됐다. 밤낮으로 말이다. 잃어버린 영혼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버몬트와 뉴욕에서 마라톤을 했다. 나는 사실 모범적인 몸 관리를 해온 편이다.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혈관인 심장의 좌전하행관상동맥에 침착물이 끼기 시작한 것을 빼면 말이다. 나는 80킬로미터를 주행하려는 일념으로 마타스 빈야드에서 자전거에 올라타려던 그 순간까지 내 혈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가슴의 통증 때문에 자전거에 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앞으로 평생.

나는 한번도 심장마비를 겪은 적이 없다. 비슷한 증상에 간이 떨리도록 무서워해본 적이 있을 뿐이다. 혈관 형성술과 혈관 내 그물망인 스텐트 덕에 나는 이제 다 나았다고 본다. 지금처럼 몸 상태가 좋은 적이 없었으며, 내 심장 관련 수치는 최상급이다.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왜 건강한 내 몸에 침착물이 끼기 시작한건지 그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걸까. 이 세상의 어떤 의사도 그 절대적 원인으로 2년간의 불면의 지옥을 콕 집어서 지적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면 유전적인 원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을 뿐일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지금 알아낸 바에 따르면, 나의 불면증이 내 생명의 피를 질식시킨 것이 아닌지 의심할 따름이다.
수면 의학의 대가 디멘트 박사는 그의 저서 서문에 “당신이 아는 어떤 사람이 심장마비를 당했다면, 특히 그 사람이 젊은 사람이라면 미처 진단되지 않은 수면 장애가 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ELF-TEST 잠, 당신은 충분히 자고 있나요?   당신의 잠자리 수치를 측정하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   1평균 수면 시간은? A 8 시간 이상   B 6~7시간  C 5시간 이하 총 수면 시간에서 1시간 24분을 빼라. <미국 유행병학저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수면 시간이라고 하면 침대에서 잠을 깬 채 보내는 시간까지 더한다고 한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학자들은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침대에서 평균 7.5시간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중 실제로 잠을 잔 시간은 6.1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자신이 잠을 충분히 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마련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적게 자고 있습니다.” 연구를 담당한 다이앤 로더데일 박사의 말이다. 2같이 자는 상대는? A 조용히 잘 자는 사람  B 잠을 잘 못 자는 사람  C 코골이 선수  D 에이, 그냥 혼자 자고 만다! “수 면장애를 겪는 사람과 같이 자면 당신의 잠도 초토화될 수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수면관리연구소의 의학 담당자인 브루스 코서 박사의 말이다. 배우자나 파트너와 함께 자는 1천3백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해리스 조사에 따르면, 넷 중 하나는 침대 파트너의 잠버릇 때문에 자신의 잠도 방해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절반은 일주일에 적어도 3시간 이상 수면 시간이 줄었다. 3최근 혈압은? A 120(수축 기압)/80(확장기 혈압) mm Hg 이하 B 수축 기압 120~139mm Hg, 확장기 혈압 80~89mm Hg C 140/90 mm Hg 이상 스 웨덴 학자들이 한 컴퓨터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보인 사람들은 평균 수축 기압 11 이상, 확장기 혈압 9 이상을 기록했다. 그들은 또한 혈압 증폭기로도 알려진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 수치도 증가했다. 4알람시계의 졸림 기능 버튼을 누르는 횟수는? A 아침마다 최소 한 번씩  B 1주일에 한두 번  C 아주 가끔 “만 약 당신이 밤 내내 자고도 졸림 기능 버튼에 손이 간다면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뉴욕 감리교 병원의 수면장애센터 담당자인 제럴드 롬바르도 박사의 말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나 밤 내내 호흡이 끊기는 증상 등의 징후를 보이는 호흡 장애다. 겉으로 보이는 징후로는 40센티미터는 족히 넘을 만한 두꺼운 목, 반복되는 폭력적인 꿈, 자는 동안에도 계속되는 하품 등이다. 5섹스는 좀 어때? A 요즘 영 시원치 않다 B 체력적으로 오버하고 있다 C 요즘 혼자서만 하고 있다 D 늘 하던 대로 잘하고 있다 잠 의 나라로 떠나는 배의 항해사는 당신이 눈을 감기 전에는 힘차게 예포를 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학자들에 따르면 2시간만 수면이 부족해도 당신의 발기 동력을 공급하는 호르몬 수치는 적어도 40퍼센트 이상 손상된다고 한다. 당신의 몸이 테스토스테론을 전속력으로 발사하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하는 것이다. 6저녁을 먹고 있다. 만약 당신의 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A “계속 먹여 줘. 난 항상 배가 고파.” B “나 좀 그만 키워줘. 몸에 좋은 음식을 먹여줘.” C “이 음식도 좋지만, 정크푸드도 좀 먹자.” 식 욕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은 그렐린과 렙틴이다. 그렐린은 배고픈 느낌을 증가시키고, 렙틴은 식욕을 억제한다. 수면 시간이 단 2시간이라도 부족한 사람들은 그렐린이 15퍼센트 증가하고 렙틴은 15퍼센트 감소한다고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 학자들이 밝혔다. 당신의 쾌면 점수 1 A=+2, B=-1, C=-2 2 A=+2, B=-1, C=-1, D=0 3 A=+2, B=0, C=-1 4 A=-1, B=0, C=+2 5 A=-1, B=+2, C=0, D=+1 6 A=-1, B=+2, C=-1 3점까지 당신의 수면 빚이 건강을 파산시키기 직전이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위한 두 가지 전략. 첫째는 생방송 녹화, 광고 차단, 프로그램 가이드 등의 기능 장착 기계인 ‘티보’를 사는 것이다. 국립수면재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반 수 이상이 텔레비전을 보느라 못 잔다고 한다. 둘째는 주말을 포함해 매일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깨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은 수면 및 기상 주기를 강화해 밤에 잠들기 더 편하게 해준다. 4~8점 당신은 수면이 주는 효과를 잘 알 만큼 충분히 잠을 자고 있다. 가끔의 낮잠은 매우 효과적인 수면 대출금 상환 방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9~12점 건강한 당신이 내뿜는 후광 때문에 눈이 부신다.

수면의 가장 무서운 적

잠 이 어떻게 심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냐고? 하버드 의대 출신 의학 박사 재닛 멀링턴은 수면 부족과 감염의 상관관계 연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 이 감염이라는 분야는 심장 전문학자들이 지난 10년간 연구에 몸을 바쳐온 따끈따끈한 연구 분야이다. 혈액이 염증 유발 인자를 함유한 채 혈관을 타고 이동한다면 당연히 심장은 감염 위험에 빠진다. “완전 수면 부족과 백혈구, 면역 담당 세포가 분비하는 면역 매개 물질인 인터루킨-6, 체내에 급성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있을 때 조기에 혈청에 증가하는 단백의 일종인 C 반응성 단백의 증가 사이에는 분명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녀는 염증계의 참사를 주도하는 몇 가지 기수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내게 말했다. “심지어 부분 수면 부족도 감염의 원인이 됩니다.”

또 그녀의 연구는 수면을 거부한 사람들의 혈압과 심장 박동 상승도 보여준다. 수면 거부자들의 고혈압은 동맥 파열에 이르는 동맥 경화를 유발하고 심장 혈관을 막히게 만드는 응혈을 형성함으로써 당신을 죽음으로 이끄는 요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게 나는 아니다. 내 인생 계획에는 수면 거부로 인해 그런 식으로 죽을 생각도 계획도 전혀 없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자들에게 새로운 해결 방법이 나왔다는 사실을 전하게 돼 기쁘다. 게다가 이 방법은 불면증 치료제인 ‘루네스타’ 나비를 눈썹에 내려앉게 하거나 또 다른 불면증 치료제인 ‘로제렘’ 비버에게 같이 자자고 꼬이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내가 약 처방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만난 많은 수면전문의들은 현재 시판되는 불면증 치료제들이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릴린 먼로와 엘비스를 영원히 보내버린 ‘바르비투르산’에 비교하면.

불면증을 위한 오늘날의 치료법은 인지행동요법CBT이다. 2006년 한 연구에서 이 치료법은 수면을 촉진하는 데 진정제만큼이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가장 좋은 소식은, 이 치료법은 투약을 중단하면 효과도 사라지는 치료약과 달리 치료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잠을 촉진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뉴햄프셔 주 레버논 다트머스 히치콕 의학 센터의 마이클 사테이아 박사는 현재 CBT를 수련한 숙련의를 더 많이 배출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맡은 불면증 환자들의 지옥 같은 불면의 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인생 최악의 기간 동안 내가 경험했던 것과 상당한 공통점이 있었다. 그가 말하길, 침대는 수면에 안 좋은 장소일 수도 있다고 한다.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는커녕 긴장과 부정적인 기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테이아 박사는 말했다. “환자 중에 침대를 바라보기만 해도 심장이 말 그대로 쿵쾅거리는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수면의 가장 무서운 적 중 하나는 초자연적으로 번쩍이는 알람시계 불빛인 것으로 드러났다. 희미하게 밝혀진 시계의 숫자판 마저도 빛에 특히 민감한 송과선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3:14 a.m.’이라는 숫자를 보면 송과선은 이를 ‘햇빛!’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유발되는 부신 피질 호르몬인 코티솔 흐름은 불면증 환자들에게 새벽이 실제로 올 때까지 잠들지 못하게 만드는 이 생각, 저 생각에 불을 지피고 마는 것이다.

새벽이 실제로 오는지의 여부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솔트레이크시티의 컨벤션 홀 로비에서 나는 라이트북을 생산하는 회사의 설립자인 래리 피덜슨을 만났다. 라이트북은 멜라토닌 수치를 조절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전구들이 배열된 것이다. 피덜슨은 복음 전도사 같은 열렬함을 띠면서 말했다. “라이트북은 당신이 낮 동안 쓰는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또 밤에는 멜라토닌을 듬뿍 분비되게 한답니다. 멜라토닌이 정말로 필요한 시간이지요.”

내가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도망가려고 마음먹은 순간 그는 특정 진폭을 가진 빛이 어떻게 멜라토닌 수치를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대해 구구절절 읊기 시작했다. 아침에 이 불을 꺼놓으면 밤에 생체 리듬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더 많이 분비한다는 것이다. 원래 멜라토닌 분비는 밝은 햇빛에 의해 일어나는 일이다. 이제 이 일을 전구 상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라이트박스를 사무실에서 거의 남용하다시피 사용해보았다. 밤에 나의 멜라토닌이 샘솟아 넘칠 때까지.

잠자리에 들기 전 12시간 안에는 카페인 섭취 및 와인 중단, 저녁 시간에는 너무 신나는 TV 프로그램은 무엇이든지 차단하는 등 잠을 자기 전 자극을 컨트롤하는 CBT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규칙적인 기상 시간을 지키고 몸에 잠에 대한 강제성을 형성하기 위해 수면 시간도 조절하는 것이다. 숙면을 위해 좋다는 일은 무엇이든 일단 해 보는 거다.

당연히 나는 CBT 요법도 예약했고 펜실베이니아 주 말렌타운의 데디빗 글로서 심리학 박사를 만나며 즉각적으로 호전됐다. 그는 내가 침대 어느 쪽에서 자냐고 물었다. 내가 대답을 막 하려던 참에 그는 “왼쪽이죠? 모든 남자들이 왼쪽에서 자거든요”라고 말했다. 오른쪽으로 구를 때 자유로워지는 왼팔은 남자들이 섹스를 시작할 때 쓰는 팔이라고 한다. 왜냐면 왼팔은 털이 많고 섹스 욕구가 많은 우뇌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란다. 순순히 인정한다.

글로서 박사는 내게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조금 더 늦춤으로써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들 수 있도록 나의 수면 습관을 바꾸라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부인과 침대에서 자는 쪽을 바꾸라고 했는데, 이로써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젠 내가 그녀의 왼팔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침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렇다고 침대에서 일어나 인터넷 맞고를 치러 가라는 말은 아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는 책을 읽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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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게 해준 가장 중요한 일은 잠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놓은 것이다. 내 습관적인 강박과 불안증을 깨뜨렸고 사람은 밤에 잠을 자야 함을 깨닫게 해줬다. 말하자면 CBT에 의해 나의 침실과 나의 태도는 편안함과 평화의 지대에서 안정을 찾은 것이다. 나는 마침내 앞서 언급한 오스트리아 신경학자 프랭클의 비둘기가 하룻밤 쉬어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