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현미경으로 보면…

반사적 눈물보다 정서적 눈물이 고단백… 많이 울면 오래 산다?

18세기 말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가 눈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려고 시도한 이래 과학자들의 눈물에 관한 연구는 눈물의 화학적 성분이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눈물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기본적 눈물'. 눈을 4, 5초 간격으로 깜박인다고 했을 때 기본적 눈물은 이 간격마다 배출되면서 눈물을 고르게 펴주고 촉촉한 눈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두 번째는 양파를 까거나 최루탄이 터지는 등 자극을 받았을 때 반응하는 '반사적 눈물', 마지막으로 희로애락의 감정에 따라 눈 밖으로 쏟아지는 '정서적 눈물'이 있다.

미국의 프레이 박사는 정서적 눈물 속에는 우리 신체가 내보내야 하는 많은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정서적 눈물이 정신에 찌든 노폐물까지 해소시켜주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정신치료의 방법에 울음요법이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슬픈 영화를 보고 흘린 '정서적 눈물'과 양파나 마늘냄새를 맡고 흘린 '자극적 눈물'의 성분을 비교해본 결과 정서적 눈물에 훨씬 많은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신분석 전문가들은 만 15살 이상 남자의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2배가 넘고 40대가 되면 3배를 넘는 이유가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과도한 사회적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한 압박이 남성들의 육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까지도 위협하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결국 사망률을 높이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눈물 흘리는 양이나 빈도와 사망률과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해주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남자보다 5년 이상 더 사는 여성이 남자보다 4배 이상 더 많이 운다는 통계만이 있을 뿐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오른쪽 뇌가 발달해 있기 때문에 감정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팀은 여자가 철자를 생각할 때 뇌의 좌우양쪽을 모두 쓰는 데 비해 남자는 주로 왼쪽 뇌를 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여자는 철자를 생각하는 데도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동원할 줄 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 아래서 감정을 처리·관리하는 능력에서도 앞설 수밖에 없다. 남자들의 감성계발을 위해서는 우뇌와 전두엽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1년11월14일 제384호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