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의 정신 심리학적 분석

불혹(不惑)의 나이라는 40대. 그러나 40∼45세 남자들의 80%가 이 시기에 심리적 위기를 경험한다는 것이 정신분석 심리학적 연구결과다. 학자들은 이를 '중년의 위기'라고 부른다.

학자들은 "중년기는 외면적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분노, 탐욕 같은 유치한 감정을 지니는 시기"라며 "바람직한 생활 뒤에 숨은 미성숙한 탐욕과 유치한 야망과 같은 양면성으로 인해 40대 남자들은 갈등에 빠진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30대 초반까지는 교육을 받고 직업을 선택해 생활의 기반을 다지고 결혼하는 등 삶의 외형적인 틀을 갖추는 준비에 모든 에너지를 투입한다. 그 결과 삶의 외형이 어느 정도 잡힌 사람들은 앞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을지 몰라 방향을 잃고 정신적인 공황에 빠지게 된다. 학자들은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30대 중반부터로 보고 있다.

중년 남성에게서 외도나 원조교제 등 성적 일탈이 나타나는 것은 육체적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지난해 포천중문의대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은 30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몸 속의 남성호르몬이 감소하고 반대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민하고 감성적으로 변모한다는 얘기다.

이 시기에 남자들의 외도가 많아지는 것도 이 같은 남자들의 감성화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이 시기 남성들은 젊음의 증거가 되는 성적 주체성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본능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런 심리상태에서 누군가 자신의 남자다움을 새삼 확인시켜주면 겉잡을 수 없이 사랑의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중년남성의 연애감정은 성욕보다는 상당 부분 이 같은 심리상태에 기초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섹스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사회구조 속에서 감성적으로 흔들리는 이 시대 아버지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대 이미나 교수는 지난해 펴낸 에세이집 '흔들리는 중년 두렵지 않다'에서 중년의 위기에 닥친 사람들에게 먼저 유연성을 갖고 마음을 열 것, 그리고 중년기의 위기를 담담하게 수용할 것, 우울한 감정도 성장을 위한 움츠림으로 인정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