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돌 지났는데도 아기말 '데이비 보도 찌퍼'◎

문) 3돌이 지났는데도 아기 말을 쓰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테이비 보도 찌퍼 잉” “안마니이 어야 가다” 등 아기 말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대로 굳어 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답) 모든 발달이 그렇듯이 언어 발달도 개인차가 있어 단정짓기 어렵지만, 만 3살 쯤에 아기 말이나 아기발음이 남아 있는 어린이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ㄹ, ㅈ을 ㅇ, ㄷ으로 발음하거나 받침 붙이기가 서툴러 걱정하던 어린이도 6살쯤 되면 정확한 발음으로 바르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어른들이 천천히 바르게 발음해 주면서 어린이의 반응을 지켜보세요. 6살이 되어서도 이런 상태가 지속되거나 걱정이 된다면 발음기관상의 문제나 정서적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아직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린이가 서툰 말을 할 때 웃어버리거나 흉내내며 비난한다면, 수치심이 생겨 아예 말을 하지 않으려 하거나 머뭇거리게 됩니다. 또 예민하게 억지로 하나하나 고쳐 말하게 하면, 이야기 흐름을 끊어 어린이가 짜증을 내거나 따라 하기를 거부하기 쉽습니다. 말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비웃음을 사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등 자칫 열등감이 생기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조차 싫어하게 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클 것입니다. 간혹 아기 말이 귀엽고 재미있다 해서 어른들마저 “그래 테이비 보꺼야?” “안마니하고 어야 가자“ 등 아기 말로 대답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기 말을 더 오래 남아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이야기 나눌 때 정성을 다하고 어른들끼리도 바르게 대화한다면 자연스럽게 바른 언어습관을 갖게 될 것입니다. 때론 편안한 마음으로 무관심한 척 그냥 둬보세요. 모든 아기들이 아기 말을 하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라서도 그대로 아기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요. 단지 발음이나 정확한 문장 외에도 대화하는 태도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더 중요함을 일깨워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