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는 술 마시는 것에 대하여 비교적 관대하고 또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남자답고 호탕한 것으로도 여겨지며 문학이나 예술 속에서도 술과 관련된 주제가 비교적 관대하게 묘사되어 있다. 따라서 음주 문제가 심각해져서 직장과 사회에서 심각한 행동을 한 후에야 치료의 필요성을 깨닫는 경향이다. 그러나 이렇게 발견되지 않은 많은 음주 문제를 가진 가족의 자녀는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기 쉬우며 외로움과 함께 자신감이 적어지고 청소년기에는 비행, 우울증 및 약물남용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음주 문제를 가진 부모에게서 자라난 사람은 성년이 된 뒤에도 고독감을 잘 느끼고 대인관계를 잘 못하며 특히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에 대한 불안감이 강하고 자존감이 낮으며 다른 사람의 요구를 잘 거절하지 못하고 매우 회유적인 성격 특성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또한 지나치게 의존적이 되거나 이성관계에서도 사랑과 연민을 혼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알콜 남용이나 중독과 관련된 문제는 그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족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자녀가 갖고 있는 부모에 대한 양면적 감정과 이로 인한 죄의식, 버려졌다는 느낌을 이해하고 이들의 상처도 아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위의 사례에선 자녀의 문제가 부모가 알콜 문제와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한 부모들이 주위의 도움을 구하고 좀더 안정되고 일관된 가족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함으로써 해결을 향해 나갔다. (02)597-5135.

신혜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