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외도 빨리 간파...부부신뢰 희박

부부가 겪는 가정문제에 '외도'와 '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법무법인 한승이 운영하는 가정상담연구소가 지난 1년간 벌였던 총 792건의 상담을 분석한 결과, 이혼이 82건, 가족갈등 55건, 정서문제 59건, 부부갈등(외도·폭력) 217건, 중독 7건, 대인관계 3건, 법률문제 18건, 부적응문제 2건, 자녀문제 30건, 신앙·가치관문제 5건, 성격차이 4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이정원 가정상담연구소 소장은 "가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힘을 이용하는 해결 방법이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남편의 외도뿐 아니라 아내가 자신의 외도로 인한 심리적 갈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정문제는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이혼통계결과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모두 12만4600건의 이혼이 이뤄졌으며, 이혼 사유로 이전에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성격차이, 경제문제보다 배우자의 부정, 정신 · 육체적 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외도가 늘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외도도 더 빨리 간파할 수 있어 부부간의 신뢰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결혼 후 이중생활을 하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보이지 않는 등 가치관이 변하고,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직업을 가진 아내 쪽에서 먼저 이혼을 제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 전 상담' 제도는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