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쾌한 심리학인가

     왜 심리학인가. 일상 속에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심리학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왜 심리학인가’라는 질문은 사실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심리학이라는 말 자체가 일상생활 속에서 너무나 체화된 단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왜 심리학인가 돌이켜보자. 심리학은 그야말로 사람의 마음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학문이다. 왜 심리학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왜 사람의 마음에 돋보기를 들이대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일맥상통한다.
왜 사람이 마음에 돋보기를 들이대야 하는가?

*저 개새끼는 내가 좀 친해지려고 하면 꼭 꼬리를 세워 위협한단 말이야. 내게 무슨 불만이 있는지 모르겠어.-고양이

*저 고양이 새끼는 쪼끄만한 게 겁도 없이 꼬리를 내리고 내게 덤벼들려고 한단 말이야. 한방이면 날아갈텐데.-개

개와 고양이가 서로 친해질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정서를표현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개가 즐겁고

기쁘면 꼬리를 세우고 살랑살랑 흔드는데, 이것을 고양이는 자신을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147쪽).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벌어진다면...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릅니다. 보행자로서 횡단보도에 서 있을 때는 왜 이리 늦게 파란불이 켜질까 짜증이 나고, 운전자나 승객으로 차에 타고 있으면 빨간 차량 신호등이 너무 자주 켜진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공부를 한 학자들조차 똑같은 현상을 놓고도 달리 해석합니다. 정치가들도 정책이 서로 맞니 그르니 서로 따지고 듭니다.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은 모두 똑같은데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입장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화장실 갈 때와 화장실

나올 때, 보행자일 때와 승객일 때, 성장 우선을 바라는 학자와 분배 우선을 바라는 학자, 그리고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똑같은 현상을 놓고도 서로 달리 봅니다.
이들 모두의 시각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7쪽). 단지 서로 다를 뿐...

우리는 살아가면서 친구간, 형제간, 부부간, 동료간, 선후배간, 부모-자식간이든 아니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입장차이로 인해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일을 많이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활하면서 언쟁이 붙기도 하고, 혹은 기분이 상해 상대방에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앞으로 다시는 안볼 것처럼 주먹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실타래 같은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혹은 서로 다름으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어떻게 개인과

사회가 성장 발전할 수 있을까.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은 전부 제각각이다. 나와 제가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다. 얼핏 풀 수 없을 것 같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은 ‘너’라고 지칭하는

타인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거기서 심리학의 필요성이 등장한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의 심리, 즉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파악하고 분석하면 나를 포함한 그들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나와 상대방의 거리감이 좁혀진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현대 사회에서 조용히, 그러나 더욱 강력하게

적용된다. 상대방을 파악하면, 나의 사고와 행동반경은 좀더 자유롭고 넓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