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짧은 설 연휴에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으로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힘든 가사노동, 무리한 일정, 피로와 스트레스 등이 겹친 탓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일상으로 복귀하기가 힘겹더라도 아침에는 반드시 평상시 기상시간을 지키고, 낮에는 10~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한편 가벼운 체조로 온몸의 근육을 풀어 주며, 집에서도 가만히 누워 있지 말고 많이 활동을 하는 것이 후유증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허리와 척추에 무리가 생겨 온몸이 뻑적지근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일단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가정에서 20~30분 정도 찜질 요법을 이용하면 통증을 좀더 더 빨리 완화할 수 있다. 나누리병원 임재현 부원장은 “갑자기 통증이 나타날 때 하루나 늦어도 이틀 안에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해주고, 만성적으로 허리 통증을 가지고 있다면 온찜질이 좋다”고 밝혔다. 온찜질은 화상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수건을 덧대는 등 피부에 닿는 온도가 최대 50℃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냉찜질은 너무 차갑지 않은 6~7℃가 적당하다.

명절 후 몸과 마음이 지치고 더욱이 속상한 일까지 있다보면 사소한 것에도 눈이 거슬리고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명절기간 어른들 눈치보느라 참았던 불만이 애먼 곳에서 폭발할 수 있는 것. 작은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구조적으로 명절에 남성보다 여성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고, 속상할 일이 많다. 따라서 상당수 주부들에게서 육체적 피로와 더불어 일시적인 우울증이 생기거나 기존의 우울증이 악화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한다. 특히 신세대나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집안일수록 이런 우려가 높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는 “설, 추석 등 명절 때 물리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발생해 일시적으로 우울증상에 시달리는 주부가 많다”면서 “그러나 이를 기존의 우울증과 같은 증상으로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서로를 향한 따뜻한 위로의 말이 그 어느 것보다 좋은 약효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고생한 아내의 왼쪽 귀에 “미안해, 사랑해, 내가 다 해줄게”라고 속삭여 보라는 주문이다.

실제로 아이파크백화점이 최근 고객 15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 해소법’에 대한 설문에서 65%가 ‘명절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라고 응답했다. 후유증을 한번에 날리는 남편의 말은 ‘1주일 동안 집안 일 내가 다 할게’와 같은 가사분담형(44.2%)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힘들었지? 당신 맘 다 알아’ 등 공감형(19.2%)이 뒤를 이었다.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등 선물공세형(16.7%)은 3위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사랑해, 고마워’ 등 애정형은 16%로 선물공세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