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들기 운동)www.weddingstudy.co.kr 에서
23살에 결혼해서 15년 차 주부입니다.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내 봅니다. 일기에도 담을 수 없었던, 주변의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했던 속내를 드러내게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너무나 힘든 하루였습니다.
아침부터 시어머니의 짜증을 들었습니다. 노인네가 몸이 불편해서 마음은 앞서고 몸은 따라주지 않고 해서 하는 말이거니 하고 이해는 하지만 마음이 언짢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부리나케 청소를 하고 점심을 준비했습니다. 마음이 무척 바빴습니다. 이럴 땐 화장도 제대로 먹히기 앉습니다.
자모회의에 갔습니다.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갖은 짜증을 들으면서도 한 마디 내색하지 못하는 여자. 그런 여자가 아이 때문에 참석은 했지만 정말 가고 싶지 않은 자리입니다. 잘난 척 하는 여자, 돈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떠들어대는 여자, 명품으로만 도배한 여자, 그리고 이미 준비된 각본대로 흘러가는 자모회의.
더군다나 아침부터 남편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오늘 자모회의가 있는데, 차 좀….”
“나 보고 지하철 타고 가라고? 미쳤어?”
“모두들 승용차를 몰고 오는데 …. 내 기 좀 살려주면 안 돼?”
남편은 아랑곳없다는 듯이 현관문을 유난스럽게 소리 내어 닫는 것으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욕을 하고 싶네요.
(18놈! 저런 놈을 믿는 내가 병신이지.)
자모회의에서 돌아 왔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내 손길을 기다리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일뿐이었습니다. 김치를 담았습니다. 빨래를 했습니다. 들어오는 길에 챙긴 봄나물 몇 가지를 반찬으로 만들었습니다. 봄나물이 눈에 띄었을 때 남편도 그렇고 아이들도 입맛 없어 하는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엄마! 밥 줘!”
작은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기 무섭게 밥을 찾습니다.
“엄마! 밥 줘!”
큰 아이가 학원을 가려고 나서면서 하는 말입니다. 조금 전에 작은 아이가 먹을 때 ‘너도 먹어라!’ 했지만 ‘조금 있다가’ 하던 녀석입니다.
“어머니 식사하세요.”
시어머니가 큰 아이와 함께 자리에 앉습니다. 나도 앉았습니다.
조금 늦게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싹 치운 때였습니다. 아무 소리 없이 밥 한 그릇 뚝딱해 치우고는 소파에 벌렁 누워 TV 채널을 돌립니다. 재미가 없는지 슬그머니 안방으로 들어갑니다. 인터넷을 할 모양입니다.
‘수고했어! 고생 많았지,’ 빈 말이라도 좋으련만…. 이제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얼굴에 무표정만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맛이 있으면 맛있다. 짜면 짜다, 싫으면 싫다. 라는 내색만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안이 고요합니다. 시어머니는 방에서 TV를, 작은 아이는 제 방에서 컴퓨터를. 남편은 안방에서 컴퓨터를, 나는 거실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어있습니다. 이 시간이면 언제든지 그렇습니다. 나는 항상 혼자입니다. 가족 속에 있지만 나는 항상 혼자입니다.
“엄마! 밥 줘!”
큰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 와 하는 첫 말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요즘 한창 클 때라서 그런지 식욕이 왕성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먹을 것을 찾습니다. 어느 때는 냉장고를 뒤적이다가 마음에 드는 간식이 없으면 짜증까지 냅니다. 그때 얼굴은 어쩌면 남편과 똑 같아서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아무 말 없이 잘 준비를 합니다. 아이가 비운 밥그릇을 닦아서 엎어 놓아야 하루 일과가 끝이 납니다.
남편은 방에 들어서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할 일 없이 웹 쇼핑 중입니다.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누울 때까지 한 마디도 없습니다.
어느 새 깜박 잠이 듭니다. 당연합니다. 아침 식탁만 해도 세 번을 차렸습니다. 아이들, 남편, 시어머니와 나, 그리고 점심 한 번, 저녁엔 네 번입니다. 그렇다면 설거지만 해도 여덟 번입니다.
느낌이 이상합니다. 남편이 팬티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꿈결인가 싶었는데, 아닙니다. 눈을 떴습니다. 어느 새 남편이 내 위에서 씨근덕거리고 있습니다. 아래가 아픕니다. 메마른 곳에 삽입 때문입니다.
눈을 돌려보니 어두운 방안에 TV 화면 가득히 커다랗게 확대된 남녀의 성기가 결합된 장면입니다. 시계를 봅니다. 새벽 1시 30반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아래가 아픕니다. 다리를 벌려봅니다. 이내 남편이 사정을 합니다.
(야! 내가 오늘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내일은 카드 막아야 해! 그런 것은 알고 있니? 또 결제액이 얼마인지는 알어?)
어깨에 얼굴을 처박고 있던 남편이 떨어져 나갑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멍하니 있다가 몸을 일으켜 욕실로 들어가 변기에 올라앉습니다. 아랫배에 힘을 주어 남편이 사출한 정액을 짜 냅니다.
남편은 이미 잠들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옵니다.
(열여덟 놈! 다시는 이러지 마, 이것은 섹스가 아냐. 나는 네 정액의 사출구가 아니라구. 알어? 나는 네가 사랑한다고 말하던 그 여자야. 그리고 이 바보야! 나는 말이 하고 싶다구. 아무런 말이라도 막 하고 싶다고. 그냥 지나가는 말들이 아니라 내 속에 말을 하고 싶다구. 나는 벙어리가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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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런 상태의 아내에게 옛 남자가 불쑥 전화를 한다든지, 혹은 어느 누가 친절하게 다가오면 곧 바로 불륜입니다. 아내만이 아닙니다. 남편에게도 어느 여자라도 예쁜 짓만 해 준다면 남편도 물불 가리지 않고 불륜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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