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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이 골목 중간쯤에 하얗게 모여 있었고, 불길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황급히 달려갔습니다. 아는 아저씨였습니다. 여자 동급생의 아버지로서 택시 운전을 하던 분이었습니다. 세간을 끄집어내어 태우고 계셨습니다. 동급생 여자 아이는 울면서 아버지를 말리고 있었고, 그 동생들은 아줌마(=동급생의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흉측하게도 아줌마의 머리가 이상했습니다. 쥐가 뜯어 먹은 듯 듬성듬성 아무렇게나 삭발되어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눈이 뒤집혀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듣게 이렇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이 쌍년이 서방 놔두고 바람을 핀 년이요. 자세히 보시라구요. 그것도 한 번 용서를 해 주었는데 또 지랄한 년이라구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수근 거렸습니다.
“남편이 그렇다면 나라도 바람나겠다.”
지금도 이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와 동네 아줌마 한 분의 대화가 귀에 쟁쟁합니다.
“제 놈이 그러고 다니면서 누굴 탓해? 그리고 여자가 한 번 그랬으면 정신 차렸어야지.”
그렇습니다. 당시 필자의 어린 귀에도 아저씨의 행적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하얀 백구두에 검정 선글라스 끼고 택시를 몰고 다니면서 돈 벌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계집질이나 하고 다닌다고. 술 먹고 들어와서 툭하면 밥상 둘러업고, 여자를 때린다고.
그리고 두 달도 못되어 동급생의 엄마가 가출했다는 말이 들려왔고,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여자 동급생의 얼굴은 학교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남편이 그렇게 하고 다니면서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으니까, 아내가 타월 공장에 다녔고, 얼굴이 반반한 탓에 뭇 남자들의 시선을 끌다가 결국에 바람나고, 남편에게 발각되어 한 동안 잠잠했는데, 또 바람을 피우다가 들킨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끝임 없는 남편의 바람기와 전혀 개선되지 않는 남편의 생활이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는 지금도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자신의 불륜으로 이혼하고 가정을 버린 아내, 혹은 가출한 아내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모두들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살아 온 환경만 틀릴 뿐, 나와 똑 같네.”
맞습니다. 가출해서 노래방에 나와 도우미를 하는 여성이나, 폰섹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 그리고 필자에게 자신의 불륜을 남편이 알게 되어 상담을 하는 여성,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 정말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날이면 날마다 술타령하는 남편이 진절머리나 어느 날 불륜에 이르렀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용서하는 남편이 고마워서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은 변하지 않았다.
- 경제적으로는 남편에게 불만이 없다. 다만 인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만치 없다. 생활의 모든 면을 자기 위주로, 자기 편한 대로만 한다. 이 속에는 아이들도 아내도 없다. 정말 이기적이다.
- 남편은 촉망받는 직장인이다. 하지만 내게는 0점 남편이다. 아무리 출세도 좋지만, 돈도 좋지만 집을 하숙집, 나를 하숙집 아줌마 정도로 여기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마디 하면 네가 뭘 알아! 하고 무시하기가 일수였다.
- 남편은 부부가 어떻게 사는 것인지, 부부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철부지이다. 결혼 전이나 후나 전혀 변화가 없었다. 정말 자기 위주로만 살았다. 아마 부잣집 외아들이라서 그런 생활이 골수에 박힌 것 같았다.
말을 정리합니다.
남자는 아내에 대한 불만이 있고 없고, 관계없이 외도나 불륜에 이르지만 여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혼해서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날 현실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륜을 용서했지만 아내가 밖으로 나도는 이유는 남편이 자신이 삶이 너무 익숙해서 쉽게 고치지 못하고, 똑같은 얼굴로 아내를 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혁명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치 깍두기 머리 조폭이 어느 날 회계하고 독실한 신자가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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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강좌 공개 - P>불륜을 용서하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