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와 함께 가슴살도 빠져나갔나?

"임신중일 때와 수유할 때는 가슴이 풍만했는데 젖을 떼고 난 후엔 예전보다 더 작아진거 같아요."

강남구에 사는 현 모(35.여)씨는 처지고 작은 유방을 볼 때마다 속상하기 그지없다. 두 아이 모두 모유로 키웠는데 시간이 흘러도 가슴 모양이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탄력도 없는데다 모양도 축 처져 있다. 옷맵시도 안나고 남편을 대할 때도 무안하다. 엊그제는 남편이 "아스팔트 위에 붙은 껌딱지 같다"고 놀려 지금까지 냉전 상태다. 자신감이 없다보니 부부생활도 왠지 허전한 느낌. 그는 남편 몰래 가슴확대술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탄탄한 가슴, 부부관계도 탄탄

연예인들만의 '은밀한 일'로 치부되던 가슴 확대 성형수술. 이제는 뭇 여성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유방 성형의 주 고객층은 30~40대 주부. 아기를 낳은 후 가슴이 처져 고민해오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예전에 비해 윗가슴이 납작해졌다"고 호소한다.

의학적으로는 모유 수유 자체가 가슴을 처지게 하는 원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호르몬 분비체계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생리적 변화라고 한다. 임신하면 유선 조직들이 커지면서 유방의 피부도 늘어나고 수유로 인해 이 상태가 유지된다. 물론 수유를 마치면 호르몬도 평소대로 돌아오고 유방 안에 발달됐던 유선들이 퇴화하면서 유방의 크기도 점차 줄어든다. 또한 유선을 지탱해 주던 유방 안의 섬유질과 지방층이 두꺼워지면서 서서히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간다.

이홍주 유방클리닉의 이홍주 원장은 "이론상 모유수유가 가슴 크기와 무관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상담하다 보면 주부들은 아기를 낳은 후 가슴이 쪼그라들고 처졌다고 호소한다"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풍만한 유방에 대한 욕심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부부생활에 신경을 많이 쓰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여성들은 20대 못지않게 몸매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상당하는 것이다.

모유 수유 후 유두가 커지고 색깔이 검어진 것도 걱정거리 중 하나. 게다가 유륜이 넓고 지저분해져 고민하는 여성도 흔하다. 어떤 여성은 가슴 모양이 망가질까봐 모유를 먹이지 않았는데도 출산 후 가슴이 처졌다고 호소한단다. 서울삼성성형외과 이상열 원장은 "임신 중 유방과 피부조직이 팽창해 가슴이 커져있다가 모유 수유 후 유방조직은 줄어들었는데 피부는 줄지 않으므로쪼글쪼글하고 탄력이 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말리던 남편, 수술 후 흐뭇

예쁘고 탄력있는 가슴은 권태기가 시작되는 부부들에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평소 축 늘어진 가슴이 불만이던 한 40대 주부는 남편에게 유방성형수술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다 늙어서 웬 주책이냐"며 펄쩍 뛰었지만 수술을 감행했다. 이후 탄력있고 풍만해진 가슴을 보며 남편이 더 만족해하더라는 것. 부부관계가 원활해진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가슴이 예쁘고 탱탱해지는 건 좋지만 보형물 때문에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전문의들은 "보형물 자체가 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 보형물로 인해 유방암 등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초음파로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유방 전문 클리닉이 등장해 유방성형 뿐만 아니라 치료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유방의 토탈케어'를 모토로 운영중인 이홍주유방클리닉은 디멘션 방식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유방크기.높이.돌출도.경사도 등을 과학적으로 수치화해 개인의 체격에 맞게 맞춤형 유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유방암 등을 체크해 주는데다 치료도 가능해 그야말로 토탈 여성클리닉인 셈. 유방수술을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마취 전 간 수치.당뇨 등 여러 질병 유무도 체크하므로 건강정보를 알 수 있어 유익하다.

유방 성형수술은 쌍꺼풀 수술과 달리 전신마취를 해야하는데다 수술 부위도 커 상당수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나 달라진 유방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만족도는 고민한 시간에 비례할 만큼 크다고 한다.


# 빅 사이즈 No, 맞춤 사이즈 Yes

성형외과 의사들은 상담시 무조건 크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몹시 당혹스럽다고 한다. 가슴 폭과 피부 두께, 가슴조직 등에 따라 보형물의 위치와 크기가 결정되는 것이지 무턱대고 크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것. 지나치게 풍만한 가슴 때문에 목과 척추에 무리가 가고 가슴 아래에 땀도 차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가슴조직이 적을수록 보형물을 근육 깊이 넣는다. 또한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가슴 안에 보형물이 자리를 잘 잡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 유방의 피부조직은 유독 민감한 부분이라 수술 후 흉터에 대한 숙지와 준비를 하는 게 좋다.

보형물은 식염수나 다른 대체물질이 들어 있는 주머니 등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되고 있다. 식염수는 인체에 지장이 없고 만약 팩이 터져도 몸에 흡수되므로 안전하다. 우리나라에서 허가가 난 유방성형수술법은 이것 밖에 없다.

흔히 알려진 실리콘 사용은 불법이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달리 한국.대만.미국은 실리콘 사용을 금하고 있는 추세"라며 "실리콘이 터질 경우 내용물이 흘러 암 등 여성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혹이 짙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삼성성형외과 이상열 원장은 "유사 의료행위에 현혹되지 마라"고 충고한다. 감촉이 좋다는 이유로 '코히시브젤 백'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한다.


# 수술법 선택 '사지 선다'형

유방 성형은 절개부위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 겨드랑이 절개법.유륜주위 절개법.유방하 주름절개법.배꼽절개법이 그것이다. 유두의 크기, 유방 조직의 양, 흉곽의 모양, 피부가 늘어나는 정도, 예상되는 흉터의 모습, 직업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가장 알맞은 방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

유방하 주름절개법은 서양여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유방 아래 주름 접힌 부분을 절개하는 방법으로 수술 정확도가 가장 뛰어나지만 흉터를 걱정하는 동양여성들은 기피하기도 한다. 유륜 절개법은 수술 시야확보가 가장 크다는 장점이 있으며 흉터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선호하고 있다. 이홍주 원장은 "유륜 주위 절개는 모유가 나오는 길인 유선조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배꼽 절개법은 내시경 기계를 이용해 수술하는데 흉터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근육 밑 공간의 박리가 힘든 단점이 있다. 수술은 1시간￣1시간30분쯤 걸리고 1주일 정도면 아물게 된다.

유방은 여성성의 근원이다. 모양도 중요하지만 또다른 이상은 없는지 '가슴 건강'도 수시로 돌보아야 한다.


◎알쏭달쏭 건강상식

가슴성형수술에 대한 오해

1. 유방암 발견이 어렵다.

-그렇지 않다. 보형물을 삽입할 때 유방 조직과는 별도로 삽입된다.

2. 모유수유가 불가능하다.

-특수하게 제작된 실리콘 겔 주머니 혹은 생리식염수 백을 유방조직 하부(또는 가슴 근육 아래)에 삽입하는 과정에서 유관이나 유선을 손상시키지 않으므로 출산에 따른 모유수유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

3. 유두감각이 없어진다.

-그렇지 않다. 그러나 원래 젖살에 비해 보형물의 촉감이 떨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특히 생리식염수 백은 촉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 예쁜 가슴 유지할 수 있는 수유시 유방관리

1. 수유 중 젖이 잘 배출되지 않아 멍울이 생긴 경우에는 따뜻한 찜질을 해준다.

2. 젖이 잘 나오도록 마사지를 해주며 고여 있는 젖이 충분히 배출되도록 한다.

3. 자주 짧은 간격으로 아기에게 젖을 먹여 유방이 급격하게 커지지 않도록 유방 형태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