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적금통장' 재미 쏠쏠
이별땐 '위자료'로 

한동안 계약 연애, 계약 결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세간의 화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요즘 대학가에서도 '신 계약 연애'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계약 커플들은 사귀는 순간부터 자신들만의 적금 통장을 만든다. 약속된 시간에 지각할 경우 1000원,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1만원 등의 조건을 만든 후 벌금을 차곡차곡 저축한다. 돈이 모이면 공연 관람-식사 등 데이트 비용으로 활용한다.

목돈이 되면 투자처를 물색하는 등 재테크를 고민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경문씨(21)는 '여자 친구와 교제한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조금씩 '벌금'을 모아 데이트 비용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였는데 이제는 돈이 모이는 재미에 사랑도 두배로 커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계약 통장'에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 헤어질 경우 '위자료' 차원에서 먼저 이별을 통보한 쪽이 교제기간 동안 모았던 돈을 포기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려있다. 대학생 신모씨(25)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어도 그동안 모아둔 돈이 아까워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나고 있는 중'이라며 하소연했다.

이같은 계약 연애 세태는 20대들의 개성 표출과 함께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부쩍 높아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연애를 할 때도 '돈'때문에 이별통보를 망설이는 커플이 많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