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 혼자 해외근무 중인데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될까요?

저는 결혼 20년차 주부입니다. 저의 가족은 아들, 남편 그리고 저까지 세 식구인데 아들은 지방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그동안 남편과 둘이서만 단출하게 살고 있었는데 3개월 전 남편이 해외지사 발령을 받고 외국으로 떠났답니다. 아들은 한달에 한번 정도 집에 와요. 결국 저 혼자 살고 있다고 봐야죠. 그런데도 남편은 길어야 3년 정도니까 혼자 갔다 오겠다더군요. 저는 아들 뒷바라지도 해야 한다면서요. 제 나이도 45세,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저도 남편도 서로가 무덤덤해져 가는 것 같아요. 남편은 업무가 바빠서 전화할 시간이 없다고 연락도 잘 안 해요.
이러다가 남처럼 멀어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요. 부부는 어떤 경우에도 함께 살아야 한다며 친정에서는 같이 가라고 등을 떠미는데 남편은 지금 이 상태를 바라는 것 같아요.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할까요?
남편을 믿고 그냥 살아야 하는 건지? 무작정 들이대고 찾아가야 하는 건지? 남편은 일만 죽어라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스스로 일중독자라고 말할 정도죠. 그래서 2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그렇게 다정하지는 않았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소 닭 보듯이 무관심하게 살아간다면 3년 후에 만날 때 낯선 사람 같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제가 불쑥 찾아가기엔 자존심도 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어느 날 ‘불현듯’ 여행하듯이 찾아가 보세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미국 속담이 있어요. 더구나 부부란 날마다 한 방에서 지지고 볶으면서 살아야 한답니다. 물론 일반론이니까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결혼 20년차 주부라면 적당히 덤덤해질 시기죠. 제가 결혼생활을 오래 해보니 결혼생활을 3단계로 표현할 수 있더군요.

1단계 사생사사 신혼기 :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시기. 3층밥을 지어도 예술이라며 뽀뽀해주고 칭찬하면서 사랑하는 시기죠.
2단계 돈생돈사 권태기 : 돈에 살고 돈에 죽는 시기. 위험한 오지에 출장을 가도 돈만 많이 벌어다주면 오케이.
3단계 정생정사 자포자기 : 정에 살고 정에 죽는 시기. 그래, 까짓것 사랑이 별거야? 정으로 사는 거지. 적당히 포기할 줄 아는 거죠.

당신은 ‘정생정사’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남편도 당신도 그냥 정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살면 안 돼요. 그렇다고 느닷없이 보따리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가면 남편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어요. 어느 날 불현듯 여행하듯이 가볍게 찾아가 보세요. 그리고 말하세요. “자기 생각이 나서 갑자기 비행기 탔어. 괜찮지?” 그리고 며칠 묵으면서 또 말하세요. “우와 여기 재밌다. 당신만 괜찮다면 내가 밥도 해주고 함께 살면 안 될까?” 이렇게 ‘점증법’으로 다가가 보세요. 한꺼번에 일방적으로 들이닥치면 남편도 으악 놀랄 수 있으니까요.              

Q   곧 갚겠다고 돈을 빌려가더니 아예 감감무소식이에요

저는 아파트 입구에서 소규모로 옷가게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깐 세 달 전쯤이네요. 어떤 30대 후반의 여자가 찾아왔어요. 그날 그 여자는 옷을 두 벌 사갔어요.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입담도 좋아서 금세 친구가 되었죠. 그 이후로 그 여자는 옷을 사지 않아도 날마다 저의 가게로 출근을 했어요. 고객들이 옷을 사는 데 도움말로 부추겨주기도 하고, 가끔은 맛있는 간식거리도 싸와서 저의 출출한 배를 호강시켜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보름쯤 전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제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빌려줬지요. 그 다음날 찾아와서 고맙다며 며칠 후에 갚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제 앞에서 전화를 하더라고요. ‘왜 내 돈을 안 주냐? 빨리 갚아라’ 어쩌고저쩌고하면서! 그러더니 내일 돈을 받기로 했대나요?  저에게 높은 이자까지 쳐줄 테니 마지막으로 돈을 또 빌려달라고 했어요. 사람을 잘 믿는 저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빌려줬지요. 그런데 그후로 휴대폰 연락도 안 되고 나타나지도 않아요. 저는 그 여자가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몰라요. 아파트촌에 산다고 해서 그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과연 어떻게 해야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물론 48만원이 거액은 아니지만 제가 새벽시장에 나가서 옷을 받아다가 하루 종일 서서 버는 피 같은 돈이잖아요. 억울하고 속상해서 밥도 먹고 싶지 않네요. 입맛도 뚝 떨어지고 사는 것도 싫어지고 사람이 다 사기꾼으로 보여요. 어쩌면 좋을까요?

A   인생학교 ‘수업료’ 낸 셈 치세요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순수하게, 착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돈을 갈취한 그 여자, 아주 나쁜 여자예요. 저품격의 인간! 그러나 그 여자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인생관까지 달라진다면 당신은 그야말로 돈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인생의 향기까지 잃어버릴 수 있답니다. 빨리 생각을 바꾸세요. ‘그래, 좋다. 그 여자 덕분에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운 것이다. 인생학교에서 남에게 속지 않는 법을 배운 것이다.’ 수업료치고는 비싸게 지불했지만 그래도 평생 다시는 그런 실수를 안한다면 비싼 것도 아니에요. 뭐든지 좋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한 것. 돈 잃고 건강까지 잃으면 그것이야말로 따따블로 억울한 일 아니겠어요? 빨리 생각을 ‘유턴’하세요.

‘그 여자는 내가 똑똑하게 살라는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나타난 ‘악역’배우야. 고맙다. 여자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거예요. 그리고 배시시 웃음도 피어날 것입니다. 하하하하 웃어버리세요. 그리고 다시 시작!
이 세상엔 착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답니다. 한 가지 명심할 것! 앞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돈은 절대 빌려주지 말고 마음만 나누고 사세요.

Q    경제적으로 힘든 현실, 덜커덕 셋째가 생겼어요

안녕하세요? 고민 끝에 이렇게 사연을 올립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제가 셋째를 임신했어요. 임신을 했으면 축하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제 현실은 정반대랍니다. 큰애는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둘째는 6개월이 되어 갑니다. 남편은 몇 년 전부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금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랍니다. 지금 저희는 집도 없이 전세에 살고 있습니다. 큰애 학원비에 둘째 분유값 등등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랍니다. 둘째가 조금 크면 놀이방에 맡겨놓고 맞벌이를 할 계획이었는데 셋째를 임신해서 너무 고민입니다. 저는 솔직히 아이를 지워버리고 싶은데 남편은 기필코 낳자고 합니다.
시댁, 친정에도 임신 사실을 아직 알리지 못하고 있어요. 요즘 아이들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잖아요. 한 아이 평생 교육비가 1억원이 넘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아이를 셋이나 키우자면 저축해놓은 돈도 없고 정말 어찌해야 할까요? 남편이 무책임한 사람도 아니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긴 하지만 현실이 너무 불확실해요. 요즘 남편하고 셋째 문제로 자주 싸운답니다. 나쁜 생각을 하고 있는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제 고민 좀 해결해주세요.

A   셋째가 복덩이가 될 수 있어요. 낳으세요

저는 셋째를 꼭 낳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죄 없는 생명을 지워버린다는 것은 절대 아니되옵니다! 그리고 남편도 무책임한 사람이 아닌데 기필코 낳자고 고집피우는 것을 보면 뭔가 인생목표가 확실한 분 아닐까요? 남편을 믿으세요. 그리고 돈 씀씀이를 줄이세요. 20% 절약 목표! 일단 큰아이 학원부터 보내지 마세요. 집에서 엄마가 가르치면 상승효과 대만족!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학원에 꼭 보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에요. 줄일 수 있는 것은 팍팍 줄이세요. 그리고 아기는 낳으셔야 합니다. 그 아이가 복덩이여서 사업이 불처럼 활활 일어날 수도 있어요. 먼 훗날 셋째를 보면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잖아요? “우아 우리집 복덩이, 너를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을까? 네가 태어난 후부터 우리집이 활짝 피어났단다.”

저의 언니도 막내를 낳지 않으려고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수술대 위에 눕기까지 했대요. 그런데 겁 많은 언니가 무서워서 그냥 집으로 왔다고 해요. 그래서 낳은 막내가 지금 가장 효녀랍니다. 요즘도 날마다 언니는 말해요. “아휴, 요것을 안 낳았으면 내 인생 얼마나 후회했을까?” 아마 당신도 먼 훗날 그렇게 웃으면서 말할 거예요. 천사의 탄생을 제가 미리 축하드리고 싶어요. 축하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