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또는 버스에서 쓸데없이 잡담 말고, 졸지도 말고, 편안하게 눈감고 고요히 앉아 딴사람 모르게 명상하듯이 조용히이∼ 항문을 조입시다….” 가수 김도향씨의 노래 ‘항문을 조이자’의 한 소절이다. 그는 『국민 여러분, 조입시다』라는 책도 낼 정도로 대중 계몽에도 열심이다.

그의 노래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항문 조이기’는 범국민 운동으로 승화(?)시킬 만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의학계에서 권장하는 것이 케겔 운동이다. 1952년 미국의 산부인과의사 아널드 케겔이 이 운동을 창안했을 때만도 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케겔 운동의 대상이 요실금 환자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후 케겔 운동은 성기능 강화 운동으로 ‘포장’을 바꾸면서 크게 확산됐다.

케겔 운동은 요도와 질의 입구에 위치한 괄약근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반면 항문 조이기는 항문 괄약근을 튼튼하게 한다. 어찌 보면 부위가 다르지만 케겔 운동과 항문 조이기는 하나로 통한다. 질·요도·항문의 괄약근이 같은 골반근육으로 8자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항문을 조이면 자연히 요도와 질도 함께 조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근육들을 훈련시켜야 할까. 근육으로 구성된 괄약근은 노폐물을 내보내는 배출구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기능을 한다. 이 골반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탄력성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출산 때문에 이른 나이에도 괄약근이 늘어난다. 고장 난 ‘수도꼭지’는 요실금과 변실금의 원인이 되고, 남성의 경우엔 섹스때 사정 조절력을 잃기도 한다.

케겔 운동이든 항문 조이기든 결국 같은 괄약근을 강화하는 것이므로 건강효과는 같다.

첫째, 괄약근 조절력이 좋아진다. 젊었을 때부터 괄약근을 관리하면 노인이 됐을 때 나타나는 요실금·변실금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하복부와 생식기 주변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근육을 경직·이완시키면서 혈관을 꽉꽉 짜주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이 부위가 따뜻해진다. 덩달아 소화기관도 좋아진다.

셋째, 성기능이 좋아진다. 전문가들은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발기력이 강화되고, 사정 근육이 튼튼해져 극치감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넷째, 정신도 맑아진다. 김도향씨는 하루 1000번 정도를 30분에 걸쳐 시행하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배가 따뜻해진다는 지론을 편다.

항문 조이기나 케겔 운동은 하기도 쉽고, 장소도 구애받지 않는다. 전철 안이든, 업무 중이든 어떤 자세에서도 가능하다.

요령은 방귀를 참듯 항문을 천천히 조인 뒤 30초∼1분 정도 멈췄다가 천천히 풀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3초 정도 참았다가 시간을 점점 늘린다. 엉덩이나 다리 근육은 움직이지 말고 항문만 조이는 식으로 하루 20회에서 익숙해지면 400회 정도까지 한다. 항문이 오므려지면서 배꼽 아래 5㎝ 지점인 단전에 힘이 들어가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