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음과 마음에로 움직인다. 그래서 사랑은 인간의 피상영역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핵심영역에 속한다 .¹

그래서 사랑을 본질적으로 의지의 행위, 곧 나의 생명을 다른 한 사람의 생명
에 완전히 위임하는 결단의 행위²라고 한다면, 우리가 누구를 사랑하든 큰 차
이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결혼은 파기(破棄)할 수 없다는 사상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근본
적인 이유가 되고 있고, 또한 두 배우자가 서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선
택되며 그러면서도 서로 사랑할 것을 기대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전통적 
결혼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대 문명에서는 이런 사상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생각
되고 있다. 

오로지 사랑은 한 개인의 매력에 대한 자발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의 결과이며 
거역할 수 없는 감정에 갑자기 사로 잡힌 결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에서는 우리는 관련된 두 개인의 특수성을 볼뿐, 모든 남자는 아담
의 한 부분이고 모든 여자는 이브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보지는 못한다. 

우리는 성애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의지>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
속할 기반은 없을 것이다. 

감정은 봇물처럼 닥쳐왔다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나의 행위에 판단
과 결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이 사랑이 영원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랑이 철저하게 의지와 위임의 행위이고 따라
서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이 없다는 입장에 도달할 수도 있
다. 

결혼이 다른 사람에 의해 주선되든, 개인적 선택의 결과이든 일단 결혼이 성립
하면 의지와 행위가 사랑의 계속을 보증할 것이다. 


이사도레 스트라우스 부인(Mr, lsadore Strauss)은 1912년도에 타이타닉
(Titanic)호가 침몰될 때 그 여객선과 함께 물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중의 하나
다. 
그녀는 구명정을 탈 수 있었지만 타이타닉호에 타고 있던 남편 스트라우스씨
(Mr, Strauss)를 잊지 못해서 그와 함께 물 속으로 내려간 여자이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어렵게 구명정에 태웠다. 그러나 타이타닉호가 물 속으로 내려
가기 직전에 빨리 그녀는 타이타닉호로 올라와 그녀의 남편 품에 안기면서 말
했다. 

"우리는 참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늙었습니다. 당신이 가
는 곳으로, 나도 갈 것입니다." (We have been long togrther a great many 
yers. We are old now. Where you go, I will go)³

¹ 요한네스로쯔/사랑의 세단계
² 에릭프롬/사랑의 기술
³ 에드위트/결혼의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