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못되게 하는데요?

동생에게 온갖 심부름은 다 시키면서 막상 동생이 심부름을 하면 잘못했다고 매번 트집을잡는 거예요. 어쩌다 우리 부부가 나갈라치면 작은애가 우리를 따라나서겠다고 떼를 써요. 언니가 무서워서 같이 있기 싫다면서요.

그럴 때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하세요?

어쩔 수 없죠. 데리고 나갈 수도 없고. 큰 애보고 동생 잘 데리고 있으라 하고, 작은 애한테는 언니 말 잘 들으라고 하죠. 작은 애가 싫기도 할 거예요.

딸 둘을 둔 어머니의 하소연이다. 들어본즉 큰 애와 작은 애는 연년생이며, 둘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작은 애는 귀엽게 생겼고, 붙임성이 있고, 요령이 있어 숙제같은 것도 빨리 해치우는데, 큰 애는 의젓하게 생겼고,예의가 바르고, 성격이 꼼꼼한 때문인지 매사가 더디단다.

두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생각은 어떠세요?

작은 애가 더 귀엽기는 하죠. 큰애는 미덥기는 하지만…상담 도중 어머니는 큰 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큰 애한테는 잔소리가 많고, 작은 애한테는 어리다는 생각 때문에 너그럽게 넘어가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사례에 대해서 본 상담자는 동생을 질투하는 언니가 언니이기 때문에 질투심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고, 동생을 엄하게 다스림(?)으로서 질투심을 위장하는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그렇다면 언니는 왜 동생에게 질투심을 갖게 되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의 편애로 생각되었다. 그 근거는 어머니가 두 아이를 얘기할 때 거의 언제나 동생을 먼저 언급하였으며, 실제로 동생을 더 귀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언니에 대해서는 동생을 맡기고 외출할 수 있는 든든한, 옛말의 살림밑천 같이 생각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언니에게는 동생에 비해 애정표현을 적게 하였던 것이다. 어머니는 둘 다 자식인데 사랑이 틀릴 리가 있겠느냐고 하지만 마음이야 어떻든 표현에 있어서 차별을 한 것이다. 어머니의 그 마음을 어린 언니는, 그것도 불과 한 살 아래인 동생을 둔 언니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김순옥/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가족상담사·성균관대학교 교수 (02)597-5135.